청소년 시절 얼굴이 가려워 밤새 긁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얼굴의 오른쪽에 흉터가 생겼습니다. 얼굴 가려움의 원인은 집안 환경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발생한 것은 아닐까요?
1. 시골 구석에서 광주로
전라남도 함평군 손불면이라는 농어촌 마을에서 생활하던 나는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5학년 때 광주로 전학 왔다. 당시 광주는 한참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던 시기였다. 더군다나 우리 가족이 자리를 잡은 봉선동이라는 지역은 신도시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2. 얼굴이 가려운 청소년 시절
1) 광주에서의 나의 생활
광주에서 생활하니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생활을 하게 되어 기뻤으나 내 방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다. 부모님에게는 조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없으셔서 집이 없었다. 그래서 2년에 한 번씩 전셋집을 전전해야 했다.. 그리고 전셋집은 보통 방이 3개였다. 2남 2녀인 우리 가족은 부모님이 쓰시는 안방, 형방, 누나들방으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방이 없었고 부모님이 쓰시는 안방 구석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과 같은 방에서 식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개인공간이 없던 나는 공부도 TV가 있는 안방에서 하였다. TV가 항상 켜져 있었기 때문에 공부하는 학생이었던 나는 공부보다 TV 시청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2) 얼굴의 가려움 1
겨울철 부모님은 항상 문과 창문을 닫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래서 밤중에 나는 창문을 닫고 잘 때면 목이 무척 답답했다.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하여 부모님 몰래 추운 겨울에도 창문 한쪽 구석을 미세하게 열어놓고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그 상황을 발견하셨을 때 창문을 닫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라고 하셨다.
부모님의 요청으로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며 겨울밤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잘 때면 목이 답답할 뿐만 아니라 얼굴이 가렵기까지 했다. 그래서 자는 동안 볼이 개운할 정도로 많이 긁으며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게 되면 계속 긁어댔던 얼굴 한쪽은 붉게 상처가 생겼다. 얼마 후 붉은 색으로 변했던 부분은 딱지로 바뀌었다. 딱지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못해 몇 차례 딱지를 손수 떨어뜨리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운 좋게도 얼굴에는 흉터가 남지 않았다.
3) 얼굴의 가려움 2
그리고 시간은 흘러 우리 가족은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갔다.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겨울을 맞이하였고 여전히 부모님은 방문을 닫고 잠자리에 들었다. 또한 나는 부모님과 같은 방에서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여전히 밤에 창문을 열어 놓은 채 잤다. 하지만 부모님은 아니나 다를까 창문을 닫게 하시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자리에 들게 하였다. 이번에도 당연히 목이 답답할 뿐만 아니라 얼굴이 가려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는 또 다시 얼굴의 가려움이 사라질 때까지 팍팍 긁어댔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니 또 한 번 얼굴에 상처가 생겼다. 여전히 붉은색으로 바뀌어 하루가 지나니 딱지로 변하였다. 그런데 이번 상처는 가볍지가 않았다. 밤 동안 얼마나 긁었으면 이번에는 움푹 파였다. 딱지가 저절로 떨어지게 둘 수 없었다. 그래서 여러번 딱지를 먼저 떼기도 하였고 결국 얼굴에는 흉터가 남게 되었다.
3. 청소년 시절 가려움 원인 추정
벌써 25년이 넘은 이야기이다. 지금 글을 쓰는 내 얼굴의 우측 볼에는 여전히 흉터가 있다. 중학생 시절 밤새 긁어 생겼던 상처로 인하여 지금도 그 상처의 흉터가 얼굴에는 남아있다. 이 상처를 볼 때면 별 생각이 없었는데, 알레르기와 관련된 글을 쓰면서 얼굴의 이 흉터를 보니 어려서부터 화학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나도 많이 괴로웠던 날이 있었음을 되새겨 본다.
집에서 자는데 왜 얼굴이 가려운지 당시로 가봐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당시를 추측해 본다면 안방의 장롱, 벽지 그리고 각종 옷 등이 가장 큰 원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얼굴이 가려웠던 때는 히스타민이 가득한 음식을 먹고 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평상시 집안 환경관리를 하기 때문에 얼굴이 심하게 가려운 적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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