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건강 일기/육아

아기의 머나먼 여정(4) : 22개월 아기 흔들림증후군은 사라진걸까?

ground365 2023. 3. 27. 21:48

22개월 아기는 디젤 자동차를 타고 총 960km를 이동하였습니다. 우려됐던 흔들림 증후군이 사라졌는지 밤에 깨어나 울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카시트의 영향으로 아기는 재채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1. 아기의 과거 그리고 현재

시간이 지나 어느새 아기가 태어난 지는 1년이 지났고, 아기를 태우고 근거리 산책을 자주 갔다. 1년 전보다는 성장한 느낌이 들었다. 아기는 1년 전 시도 때도 없이 자주 칭얼거렸으나 1년이 지난 시점에는 칭얼거리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카시트의 화학물질 방출은 현재 진행형인 것 같다. 아기가 30분 넘게 카시트에 앉아 있으면 간헐적으로 재채기를 하기 때문이다. 아기가 재채기를 한다는 것은 카시트에서 방출되는 화학물질이 포함된 공기로 호흡하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에 자동차 카시트에 아기를 태우고 다니면 언제나 흔들림 증후군으로 긴장되는 날이 연속이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기의 몸은 디젤 자동차의 진동에 크게 영향을 받아 밤중에 1시간이 넘도록 우는 것도 흔한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기에게서 흔들림 증후군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리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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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추석 우리 부부는 양가 부모님이 계신 포항과 광주를 가지 않았다. 19개월 된 아기의 흔들림 증후군으로 이동하는 것이 무리라 판단됐기 때문이다. 당시 동해에서 광주까지 가지 않았기 때문에 디젤 자동차의 진동으로 19개월 아기에게 흔들림 증후군이 유발되지는 모르는 상황이었다. 

 

아기의 머나먼 여정 (1) : 카시트의 영향 재채기와 가래, 목과 눈의 통증

아기의 머나먼 여정 (2) : 카시트가 미친 영향은 두통, 재채기 외 다른게 있을까?

운전석 뒤 신생아용 카시트는 재채기, 눈 시림, 두통, 가래 발생 육아용품

 

2. 2023년 설 연휴 아기의 머나먼 여정

1) 설 연휴 여정 부부협의

그리고 시간은 흘러 2023년 설이 다가오면서 아기의 머나먼 여정은 성큼성큼 다가왔다. 마침 아내는 둘째 임신을 하였다. 아내가 임신한 상황에서 첫째 아기를 데리고 포항과 광주까지 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고민하게 됐다.

다가오는 2023년 설을 앞두고 우리 부부는 포항과 광주를 갈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협의하였다. 설이 되는 주간은 아내가 임신 15주 차에 접어드는 시기였다. 차에 타지 않더라고 아내의 몸은 예민했으며, 차를 탄다면 광주는 커녕 포항에 도착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임신한 아내를 제외하더라도 이번에는 22개월이 다 되어가는 아기가 문제였다. 과연 카시트를 타고 아기는 포항과 광주를 가는데 크게 문제가 없을지 혹은 이번에도 차가 떠내려갈 정도로 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고민에 고민을 해도 딱히 보이는 것은 없었다. 포항만을 간다면 별 상관이 없겠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는 광주까지의 거리는 약 480km이며 쉬지 않고 가더라도 5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내와 협의 끝에 2023년 설은 나와 아기만 포항과 광주를 가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설 명절동안 아내는 동해 집에서 혼자 생활하게 된 것이다. 아내는 4박 5일가량을 혼자 지내야 한다는 것에 아쉬우면서도 신난 듯한 느낌이었다. 내 생각에는 아내는 그 기간 동안 맘 편히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 머나먼 여정 시작 : 동해-포항-영천-광주

시간은 흘러 설 명절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인 금요일밤이 되었고, 자동차에 연휴기간에 필요한 모든 짐을 실었다. 금요일밤 아내는 아기의 간식부터 옷 등 필요한 물건도 빠짐없이 챙겨놓았다. 그리고 아내는 아쉬운 마음에 "같이 갈까?"라는 말을 몇 번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아내가 차를 타고 같이 가게 되면 이동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설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 아침 8시 나는 아기를 카시트에 태우고 차에 올라탔다. 아내와 손을 휘저으며 작별인사를 하고 포항으로 이어져 있는 7번 국도를 타고 달려갔다. 아기는 옆에 아내가 없는 것을 보고 계속 "엄마, 엄마, 엄마..." 외치고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아기에게 "엄마는 집에서 쉬는 거야"라는 말로 답해주었다. 그리고 아기와 단둘이 7번 국도를 타고 포항을 지나 포항-대구 고속도로에 올라 15개월 전에 세 식구가 잠시 쉬었던 영천 휴게소에서 나는 아기와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그곳 영천 휴게소에서 아기는 30분가량을 잠시 걸었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처음 보는 다른 아기들도 걷고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그들의 부모들도 있었다. 휴게소에 아기들이 걸을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은 다행이라 생각했다. 아기가 잠시 걸은 후 우리는 차를 타고 다시 가던 길을 재촉하였다. 그런데 카시트에 앉은 아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잠들어 있었다. 그래서 나도 쉬기 위하여 또 다른 휴게소에 들어가 30분가량 잠을 자고 다시 광주로 출발하였다.

 

대구-광주 고속도로 고령부근 151.8km 지점 차량정체(2023.1.21)

명절 때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포항-대구-광주 고속도로에서 크게 막히는 곳은 없었다. 하지만 그날은 일부구간에서 한동안 정체되고 있었다. 게다가 아기를 데리고 동해에서 광주까지 가는 동안 2번 쉬어버리니 오후 4시가 되어서야 광주에 도착하게 되었다. 약 8시간에 걸쳐 광주에 도착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날 아기는 그 8시간 동안 아빠와 단둘이 있으면서 한 번도 울지 않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대견스럽기도 했다.

 

- 광주에서의 활동

광주에 도착한 아기는 15개월 만이 보게 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자마자 연신 울어대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갑작스레 본 얼굴이라 놀란 모양이었다. 하지만 10여분이 흐른 후에 아기는 안정을 취하였고 언제 울었는지도 모르게 광주의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각종 물건을 만지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아기는 어느덧 저녁식사를 먹고 목욕까지 한 후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밤중에 크게 울지는 않고 편안하게 있었다.

 

아기가 산책한 광주의 봉선공원(2023.1.22)

다음날 아침까지 푹 잔 나와 아기는 간단하게 방안 곳곳을 둘러보고, 집 앞 공원도 산책하였다. 그리고 오전 11시 교회 예배시간에 맞춰 발걸음은 교회로 향하였다. 그런데 아기는 이번엔 교회에서 처음 보게 된 분들이 반겨준 것에 놀랬는지 건물 밖에서 1시간가량을 간헐적으로 우는 바람에 우리는 피치 못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2일 차 아기는 교회에서 운 것 외에는 별일 없이  하루를 보냈다.

 

2) 머나먼 여정 중간 : 광주-포항

3일 차 포항을 향해 가야 하는 날이 다가왔다. 광주를 떠날 시간이 되다 보니 서서히 분주해지기 시작하였다. 차에서 내린 짐을 다시 차로 모두 실었다. 그리고 아기는 사촌 형들을 만났지만 가능하면 모른 척하는 것 같았다. 처음 보는 얼굴이 많이 불편했던 것 같았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아기의 낮잠 후인 오후 4시 우리는 포항 어머니댁으로 향하였다. 포항에 가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내리 달려간 결과 저녁 8시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아기는 낮잠을 1시간 밖에 못 자서 그런지 포항에 도착하자마자 연신 울어대기 시작하였다. 포항 할머니를 오랜만에 봐서 우는 것도 있었겠지만 무척 피곤한 것 같았다. 저녁식사는 하지 않고 누워있다가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이다. 초저녁에 잔 아기는 그날밤 별 탈없이 다음날 아침까지 내리 자고 일어났다.

 

자동차 창문 너머 포항의 영일대해수욕장(북부해수욕장)과 포스코 공장(2023.1.24)

- 포항에서의 활동

다음날인 4일 차 아침에 일어나 나와 아기 그리고 할머니는 집안에서 잠시 짐볼로 공놀이를 하였다. 그리고 장모님과 협의 끝에 커피집을 가기로 하였다. 그래서 '영일대해수욕장'에 있는 유명한 커피집에 가서 각각 마시고 싶은 음료수를 하나씩 주문하여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날따라 그 해수욕장에는 바람이 꽤나 불었다. 그래서 해수욕장의 주변 인도를 제대로 걷지 못하고 음료수를 마신 후에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아기의 낮잠시간이 도래하여 우리는 간만에 휴식시간을 갖게 되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난 아기는 할머니의 각종 화장품을 들고 다니면서 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시간은 흘러 저녁식사를 맛나게 먹고 목욕까지 한 후에 아기는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나는 아기가 잠든 사이에 내렸던 짐을 다시 차에 실었다. 다음날 동해로 향하기 위한 만만의 준비를 하였다.

5일 차 나와 아기는 아침에 일어나 짐볼을 가지고 놀았다. 하지만 할머니는 직장에 가셔서 하루 일과를 보내고 계셨다. 나와 아기는 점심식사를 한 후에 동해로 출발할 계획이었다. 시간에 맞춰 할머니는 우리 부자를 배웅하시기 위하여 점심시간에 잠시 시간을 내셔서 집으로 들어오셨다. 할머니께서는 전날 못한 반찬 만들기 등을 포함한 일을 마무리하시면서 우리를 배웅해 주셨다. 그리고 나와 아기는 오후 12시 동해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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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머나먼 여정 끝 : 포항-동해

우리는 다시 동해안의 7번 국도를 타고 포항을 출발하여 동해로 향하였다. 아기는 어디로 향하는지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4시간 정도만 지나면 아기는 엄마를 마음껏 볼 수 있었다. 역시 거리가 얼마 되지 않기에 운전하는 것도 큰 부담이 없었다. 그리고 어느새 우리는 동해집의 아파트 단지에 도착하였다.

아파트 출입문을 통과하니 아내는 직접 차까지 마중 나왔다. 아내는 아기와 함께 걷고 나는 차에서 모든 짐을 내려 카트에 싣고 집으로 향하였다. 아기는 아내를 보니 무척 반가웠는지 "엄마, 엄마, 엄마..."라고 말하면서 즐거워했다. 아내는 아기의 머나먼 여정을 격려하며 마음껏 안아주었다. 집에 도착하여 이번에도 모든 짐을 정리하는 것이 일이었다. 그리고 그날 아기는 피곤했는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물론 밤 중에 우는 것도 없었다.

 

3. 22개월 아기의 머나먼 여정에 대한 나의 의견

동해-포항-광주까지의 왕복 여정인 960km는 나와 아기에게 무척 머나먼 길이었다. 하지만 이번 여정에 아기는 흔들림 증후군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았다. 밤중에 자다가 크게 운 적이 없었고, 내가 운전하는 동안에도 아기는 한 번도 울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기는 분명 15개월 전의 아기가 아니었다. 이대로라면 아기와 장시간 여행을 가는 것도 무리는 없을 것 같았다. 다만 앞으로 태어날 둘째 아기의 흔들림 증후군이 우리 가족의  이동거리를 단축시킬 것은 예정된 사실이다.

 

차로 1시간이 넘게 이동한 아기의 흔들림증후군이 발생시킨 밤중 울음

15개월 전후 아기가 차에 탄 상태로 왕복 1시간이 넘는 장거리 여행을 다녀왔더니 흔들림증후군의 영향으로 그날밤 무척 울어댔습니다. 1. 2022년 15개월 아기의 산책 1) 동해시 전천강 산책 겨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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